안녕하세요!


오늘 오전에 홍대/합정/상수 지역의 호텔 드 코드에서 "리플레이"를 너무 재밌게 하고 왔습니다ㅠㅠ 몇 달 전 리플레이 오픈 당시에 길거리에서 벌어지는 방탈출이라고 해서 화제가 됐었는데요. 이걸 왜 이제서야 했을까 싶을 정도로 진짜 알차고 즐거웠습니다.




친구가 나에게 테이프를 남겼다.


어느 날 홍대에 있는 호텔에서 연락이 왔다. 어떤 여자가 내 이름과 연락처를 주며 가방을 맡겼다는 것.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는데 내 외모를 상세히 말하면서 당부를 하더란다. 혹시 몰라 호텔로 찾아가보니 정말 내 이름으로 맡겨진 가방이 있었다. 가방에는 다이어리와 지도, 핸드폰 그리고 카세트테이프가 있었다. 카세트테이프를 재생하자 오래간만에 듣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안녕? 내가 휴학하고 처음 하는 연락이지? 처음 하는 연락을 이런 일로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지금 상황에선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너 밖에 없어서 염치 불구하고 이렇게 부탁을 해.


최근에 나한테 많이 안 좋은 사건이 생겼어. 그리고 지금 나는 정신병원에 갇혀서 나갈 수도 없는 상태야. 지금부터 나는 너한테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사건 현장을 돌면서 말해줄 거야. 꼭 끝까지 듣고 아직 못 찾은 범인을 찾아줘.”


갑자기 휴학을 하고 사라진 학교 동기의 목소리였다. 다들 연락이 끊겨 소문만 무성해진 친구가 무슨 일로 나에게 이 가방을 남겼을까.

가방을 챙기고서 카세트테이프의 목소리가 시키는 대로 호텔을 나선다. 길로 들어서고 현장을 돌면서 드러나는 진실들. 난 친구를 위해 범인을 찾을 수 있을까. 홍대 길거리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




시기: 2018년 6월 초, 정오

날씨: 맑음/더움/자외선

인파: 한산

인원: 1인

기록: 55분 걸림 (3위!) / 0힌트



리플레이는 호텔 드 코드에서 시작해서 홍대를 쭉 돌아오는 형식으로 구성된 스트릿미션입니다. 제공되는 휴대폰을 통해 전화를 걸어서 힌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시놉시스에 언급된 대로, 카세트 테이프와 가방이 주어집니다. 카세트에 이어폰 꽂고 들으면서 진행하는 방식인데 3인이 넘어가면 복수의 이어폰과 Y젠더를 준다고 합니다.


오늘의 날씨는 매우 화창했고 초여름의 더위가 느껴졌습니다. 썬크림과 땀이 섞여서 흘러내리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ㅠㅠ 비가 오거나 바람이 많이 불거나 날이 어두우면 더 힘들 것 같긴 했습니다. + 인파가 많아도 좀 힘들 것 같아요.


문제는 어렵지 않습니다. 몇개는 조금 고민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관찰력이 제일 요긴하게 쓰일 것 같고요. 문제들이 쉽긴 하지만 워낙 깔끔히 잘 만들어져 있어서 문제푸는 맛이 상당합니다. 게다가 길거리라는 특수한 상황이라 하나하나 풀 때마다 정말 기뻤습니다.


역시 체력 쓰는 정도는 방탈출 중에서 단연 최고입니다(다른 스트릿미션을 안해봤긴 했지만). 저는 혼자라 쫄아서 처음부터 뛰어다녀서 그런지 더 힘들었어요ㅠㅠ 거의 대부분의 일반 방탈출은 문제만 풀면 끝이지만 리플레이는 문제풀이 + 이동까지 해야 하니 절대적으로 부지런히 움직여야 합니다. 그렇지만 길거리인데다 이어폰을 낀 상태니까 부지런히 움직이되 반드시 주위를 잘 살피면서 플레이해야 합니다.


스토리는 너무 복잡하지 않고 깔끔하게 전개됩니다. 호텔드코드 스토리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혼방으로 해서 그런지 스토리 몰입도의 끝을 본 느낌입니다.


제가 특히 좋았던 건.. 플레이하는 내내 전혀 생각지도 못한 요소들을 자꾸 마주쳤던 건데요. 어떻게 이런 것들이 가능했는지 정말 제대로 각잡고 설계했구나 싶었습니다. 이 모든 걸 구현하고 변수에 일일이 대비해놓느라 관계자분들이 정말 고생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변수가 진짜 많이 생길 것 같은데 유지보수가 나름 잘 되고 있는 것 같아서 신기하네요 ㅋㅋㅋ


앞으로 당분간은 더 더워질 일만 남은 것 같지만, 저는 정말 재밌게 했고 추천드리고 싶은 테마입니다. 만드신 분들의 노고가 느껴져서 그런지 재밌게 플레이한 게 뿌듯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2탄이 나왔으면 좋겠지만 설계, 구현, 유지보수의 어려움 때문에 그저 제 바람에 그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ㅠㅠ 방탈출 아닌 방탈출... 모처럼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Wal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