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탈출2019. 1. 9. 15:26

안녕하세요.


이번엔 조금 스페셜한 테마들을 주제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몇주전 강남 마스터키 메르헨수호대 혼방으로 화제가 되셨던...


'과자먹는벌레'님이 직접 제작하신 하이퀄리티 '종이'방탈출이 그것인데요.


기본적으로 테마 요소의 대부분(전부는 아닙니다)은 튼튼한 종이로 구성되어 있고


실제 방탈출에서 할 법한 행동들, 예를들면 어딜 열어보거나 자물쇠에 답을 입력한다든지 등등의 행동을


앞에 앉아계신 진행자분께 말로 전달하면 그에 맞는 결과를 얻음으로써 플레이할 수 있는 구성입니다.



4테마 모두 앉아서 했음에도 불구하고, 흔히 하는 국내 방탈출이랑 정말 비슷해서 아주 색다른 체험이었습니다.


저는 제작 순서대로 플레이했고, 앞 2테마는 혼방으로, 뒤 2테마는 2인으로 진행했습니다.




1. 골드바흐의 추측 (1인, 제한시간 60분, 28:19 소요, 0힌트)


수학은 과학의 여왕이고 정수론은 수학의 여왕이다.

- 프리드리히 가우스 (Friedrich Gauss`1777~1855) -


수학의 한 분야인 정수론, 정수론에서 수백년 째 풀리지 않는 문제, '골드바흐의 추측'

그 문제를 풀기 위해 도전했던 한 천재 수학자, J. S. Ajawg.


그는 문제를 거의 다 풀어냈으나, 마지막 한 걸음을 남겨두고

과도한 연구로 인해 시력을 잃고 실패하고 만다.


그의 집에는 아직도 골드바흐의 추측을 풀어가던 과정이 남아있다고 하는데..


당신이라면 그의 흔적을 찾아가며, 수학의 난제, 골드바흐의 추측을 풀 수 있을 것이다.



최초로 만들어진 테마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짜임새가 있는 방입니다.


과자님 종이방탈출에 입문(?)하기에 좋을 듯 합니다.


푸는 맛이 있는 여러가지 뚝배기문제도 인상깊었고요.


몇몇 문제는 제작자분 마음대로 가이드 수준이 조절되니, 보다 매운맛을 원하시는 플레이어라면 사전 조율이 가능합니다.


그나마 단점을 꼽아보자면 아무래도 최초 테마라 그런지 인테리어와 스케일은 다소 평이한 수준입니다.


자물쇠 위주의 방입니다.





2. 덤블도어의 두번째 기회 (1인, 제한시간 77분, 45:40 소요, 0힌트)


당신은 호그와트의 교장이자 이 시대 최고의 마법사 중 한 명인 '알버스 덤블도어'.

당신은 최강, 최악의 마법사인 '볼드모트'의 부활을 저지하는 데 거의 성공했으나,

둘 중 하나를 고르는 '최후의 선택'에서 운 나쁘게도 선택을 틀려서 볼드모트가 부활하고 말았습니다.


(중략)


당신은 최후의 수단으로 봉인되어있던 고대의 마법인 '시간역행' 주문을 발동시킬 계획을 세웁니다.

시간을 되돌려서 '최후의 선택'을 다시 한 번 한다면 볼드모트의 부활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후략)



제한시간 77분짜리 프리미엄 테마입니다.


프리미엄 테마에 걸맞게 엄청난 스케일과 사실적인 인테리어를 선보입니다.


문제수도 많고 푸는 맛이 있는 뚝배기문제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 테마에서 가장 어려웠던 문제에서 15분을 고민했다가 겨우 노힌트로 풀었는데..


이 부분에서 제작자분의 사악함을 특히 확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해덕들이라면 더욱 재밌게 플레이할만한 요소가 많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자물쇠와 장치 비율은 비슷한 수준입니다.





3. 신다렐라 (2인, 제한시간 60분, 33:38 소요, 1힌트)


어려서부터 놀러가거나 집에 갈 때 신정렐라와 신지렐라, 두 언니에게 늘 버림받으며 강하게 자란 신다렐라.

마침내 두 언니가 아끼는 소주잔을 자신이 신었던 유리구두로 바꿔버리려는 복수를 다짐하게 됩니다.



사람에 따라 노힌트하기가 가장 힘들 수 있다는 테마... 결국 저도 힌트를 쓰고 말았습니다.


4개 테마 중에 가장 유쾌하게 플레이한 테마입니다.


물흐르듯 자연스레 흘러가는 스토리의 전개가 돋보입니다.


테마를 진행할수록 문제 퀄리티가 점점 좋아지는 느낌이 들었고요.


제작자분은 비록 저평가하시지만 제 기준으론 팀한잔해 모 팀원분을 위해 이벤트성으로 제작하셨다는게 믿겨지지 않는 퀄리티였습니다.





4. 니트족 트린의 탐험 (2인, 제한시간 60분, 37:04 소요, 0힌트)


당신의 이름은 트린.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 니트입니다.

하고 싶은 것도 개뿔 없어서 굴러다니는데 어느 날 눈앞에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습니다.

당신은 이 세상에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치밀한 테마 설계가 묵직한 전율을 선사하는 테마입니다.


시작만큼은 그저 평범한 스토리입니다.


60분 테마답지 않게 문제가 많고 이 방도 덤블도어 방처럼 스케일이 큽니다.


그리고 종이방탈출 최초로 자동 음성이 지원됩니다!


도중에 나온 한 문제는 정말...... 버스 잘 타서 다행입니다..


모든 연령대가 공감하는 것은 약간 힘들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점은 살짝 아깝습니다.





4테마 모두 감탄하면서 재밌게 플레이했지만, 개인적인 4테마 선호도 순서는


니트족 트린의 탐험 - 덤블도어의 두번째 기회 - 신다렐라 - 골드바흐의 추측


입니다.



종이방탈출인 만큼 실제 방탈출이랑 전혀 다른 것일 줄 알았는데...


플레이하고 나면 4테마 모두 그냥 일반 방탈출을 한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재밌는 방탈출을 제공해주신 과자먹는벌레님께 감사드립니다.


5번째 테마의 조속한 제작을 기대하며 후기를 마칩니다.







Posted by Walker.